제국의 심장으로 간 복음(빌립보서 1:12-13) | 빌립보서 042

바울은 이제 단순히 한 지역의 거점 도시가 아닌 당시 세상의 중심이었던 제국의 중심으로 복음을 들고 들어갔습니다.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제국의 중심인 로마에서도 가장 중심인 궁정 시위대 안의 모든 사람들과 그 밖의 모든 자들에게 날마다 복음을 증거하게 됩니다.

1. 궁정 시위대

바울은 빌립보서, Phil 1:12 에서 자신의 갇힌 것이 오히려 예수의 복음의 진보로 나타났다고 자신의 갇힘을 우려하는 빌립보 성도들에게 증거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바울의 갇힘이 복음의 증거로 귀결되었습니까? 바울이 여기에 대답합니다. 13절부터가 바로 그 대답입니다.

먼저 바울은 자신의 매임을 통해 로마의 “모든 시위대 안과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글 성경에 “시위대”라고 번역된 단어는 헬라어로 ‘프래토리온’입니다. 프레토리온은 궁정경비대를 가리킵니다.

원래 프래토리움이라는 말은 부속 건물을 가리킵니다. 바울의 상황에서 프래토리움은 로마의 궁정을 경비하는 수비대가 주둔하는 곳입니다. 제 동생이 군복무를 국회경비대에서 했습니다. 국회경비대는 국회의사당의 경비와 국회의장의 경호를 담당합니다. 국회의사당 한 켠에 경비대 건물이 있고 그곳에서 생활했습니다.

여기서 “시위대”라는 말은 로마의 궁정경비를 맡은 부대를 가리킵니다. ‘로마궁정궁비대’정도로 이름 붙일 수 있겠습니다. 이들은 당시 황제를 경호하고, 황제의 친인척들의 경호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바울이 갇힌 덕분에 이처럼 당시 로마 제국의 중심이었던 로마, 그것도 로마의 중심인 궁정의 온 시위대와 모든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증거되기에 이르른 것입니다.

“이러므로 나의 매임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시위대 안과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으니” (빌립보서, Phil 1:13, NKRV).

2. 세상의 중심으로 간 복음

그렇다면 어떻게 바울이 복음 때문에 갇힌 것이 온 시위대에게 드러났을까요? 심지어 시위대 밖의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을까요? 바울이 감옥에서 트위터나 소셜미디어로 실시간 자신의 상태를 중계했을까요? 물론 당시에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렵지 않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체포된 후로 바울은 계속해서 갇힌자로 지냈습니다. 그의 곁에서 항상 로마 군사가 경비를 섰습니다. 바울이 로마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죄수인 그를 호송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도행전이나 바울의 개인적 소회를 기록한 바울서신들에서 보면 바울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하는 유대인들로부터 바울을 보호하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청함을 따르지 마옵소서 그들 중에서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기로 맹세한 자 사십여 명이 그를 죽이려고 숨어서 지금 다 준비하고 당신의 허락만 기다리나이다 하니” (사도행전, Act 23:21, NKRV)

로마의 시민으로서 황제에게 상소를 한 이상 재판을 받기까지 안전하게 보호를 받는 것이 로마시민으로서의 그의 권리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중해를 배로 건너가는 시간 외에 바울에게는 항상 로마 군사가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로마에 갇힌 바울에게는 황제를 경호하는 시위대가 그를 맡았습니다. 로마에 있는 동안 바울은 우리가 생각하는 감옥보다는 오늘날 ‘가택연금’이라고 할 수 있는 상태로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의 서신들을 보면 바울을 사람들이 방문하기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죄수의 신분으로 시위대 군사가 돌아가면서 그의 곁에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바울이 로마 황제에게 상소를 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당시 세상의 중심인 로마에서 전파하기 위한 것이었을거라고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의 선교여행을 보면 바울은 복음이 전혀 전해지지 않은 지역의 거점도시들을 먼저 방문함으로 복음전파를 시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바울은 단순히 한 지역의 거점 도시가 아닌 당시 세상의 중심이었던 제국의 중심으로 복음을 들고 들어간 것입니다. 그리고 제국의 중심인 로마에서도 가장 중심인 궁정 시위대 안의 모든 사람들과 그 밖의 모든 자들에게 날마다 복음을 증거하게 된 것입니다.

3. 세상의 중심에서 퍼져나간 복음

그렇다면 바울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했을까요? 사실 바울의 입장에서 보면 재판이 지지부진하고 모든 상황이 답보상태인 것에 상심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을 그렇게 죄수로 갇혀 있는 것때문에 불평하거나 자기연민에 빠져도 바울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그렇게 배우지 않았습니다.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를 그같이 배우지 아니하였느니라......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에베소서, Eph 4:20, 22–24, NKRV).

바울 자신도 그리스도의 군사였습니다. 군사로 부름받은 자는 사사로운 일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자기를 군사로 부른 자를 기쁘시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자기의 영적인 아들 디모데에게 권면한 그대로 입니다.

“병사로 복무하는 자는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병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 (디모데후서, 2 Tim 2:4, NKRV)

바울은 그 상황에서도 자기를 감시하는 로마 병사에게 예수의 복음, 구원의 복음을 증거했습니다. 다른 병사가 교대로 오면 그 병사에게 동일하게 복음을 증거했습니다. 하루에 몇명의 시위대 병사가 그를 번걸아가면서 감시했는지 모르지만, 매일매일 수년을 그렇게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가자 바울이 왜 그렇게 갇힌 자가 되었는지 온 시위대 안과 그 밖의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른 죄수와 달리 자신의 죄 때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때문에 매인 자 된 것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바울이 “그리스도안에서 갇힌 자 된” 것이 증거되게 된 것입니다.

“이러므로 나의 매임이 그리스도안에서......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으니” (빌립보서, Phil 1:13).

무슨 말입니까? 바울의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바울은 다른 죄수들과 차원이 다른 죄수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다가 갇힌 자 된 바울이, 지금도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바울은 디모데에게 명령했던 것처럼, 자기 스스로도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파하는 그리스도의 군사로 지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울의 이런 삶이 그의 복음증거와 더불어 로마의 온 시위대안에 어떤 증거로 드러났을 지 생각해 보십시오. 불평하고 자기 자신의 필요에 집중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습니다. 심지어 바울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 그런 그는 여전히 한결같이 그리스도를 자랑했습니다. 감옥이라고 달라질 것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로마 시위대 군사들이 그것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세상의 중심에서부터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다음 포스트에서는 바울의 이런 복음증거와 관련하여 신자인 우리에게 적용할 부분을 먼저 살펴보고 계속 본문을 배워가도록 하겠습니다.

트리니티 뱁티스트(Trinity Bap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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